루이 비통의 역사는 대담함의 연속이다. 건축가, 아티스트,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패션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으며, 아트, 리빙 등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서 보여준 유연한 곡선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해 설계했다. 이에 유수의 명품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던 피터 마리노 (Peter Marino)가 협업하면서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 루이 비통의 철학을 담아냈다.
오세원 기자
정형화된 직사각형 건물이 가득한 청담동 대로에 투명한 유리벽이 넘실대는 아름다운 건축물,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이 자리하고 있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자신만의 건축적 아이덴티티인 곡면 유리를 한국적으로 재해석 한 프로젝트다. 18세기 조선 후기 건축물인 수원 화성과 흰 도포 자락이 너울거리는 동래학춤 등, 한국 전통 문화의 요소에 서 영감을 얻어 살아 숨 쉬는 듯한 역동성과 동양적인 미를 동시에 표현했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내부는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총 5개의 층을 통해 다채로운 컬렉션을 보여준다. 내부 인테리어는 건축가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피터 마리노가 담당했다. 고객들을 맞이하는 입구 라운지는 2층까지 트여있는 높은 층고를 활용해 루이 비통의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을 선보인다. 오브제들은 공간 곳곳에 설치되어 볼륨과 대비를 보여주며 다채로움을 더했다. 미니멀하면서 압도적인 오브제들로 드라마틱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1층과 2층은 여성 의류, 가죽 제품, 액세서리, 쥬얼리 컬렉션이 자리한다. 입구 라운지는 천장을 터서 높게 연출했다면, 매장의 중심을 가르는 벽을 지나 안쪽으로는 층고가 낮아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루이 비통의 오브제 노마드 조명이 화려하게 배치되면서 양쪽으로 펼쳐진 컬렉션과 전체 공간이 조화를 이룬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 아래 제품들은 더욱 고급스럽게 돋보인다. 방문객들은 아늑한 분위기가 우아하게 조화를 이룬 실내에서 루이 비통 하우스의 예술 창작과 장인 정신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입구의 높은 천고는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져 2 층에서도 시각적으로 독특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천장 높이 걸려있던 오브제 노마드는 3층까지 이어지면서 모든 층이 연결된 형태처럼 느껴 진다. 1층과 마찬가지로 2층은 여성 제품들이 디스플레이 되어있고 레드 톤의 카펫으로 공간 을 설명한다. 루이 비통은 공간 곳곳에 오브제 노마드의 가구들을 배치해 여유와 쉼을 두었다.
공간의 한가운데 강렬한 레드 포인트가 돋보이는 지하 1층 남성 매장은 스트릿웨어 제품으로 디스플레이했다. 2020 봄여름 컬렉션을 반영한 공간은, 동시대 사람들의 친숙한 일상을 보여주고 표현할 뿐 아니라 루이 비통만의 럭셔리함과 시크함을 드러낸다. 가운데 디스플레이 월을 넘어서면 짙은 녹색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스트릿웨어의 스포티한 컬러들이 포인트가 되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4층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운영하는 전시장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이 자리한다. 예술가들과의 끊임없는 협업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보여주었던 루이 비통이 갤러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전하는 공간이다. 내부에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소장 중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작품을 전시했으며, 왼편의 유리문을 열고 나서면 너울거리는 건물의 외관을 내부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이 웅장함을 자아낸다면, 내부에 서는 유리를 통과한 입체적인 자연광이 쏟아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리는 내부로 유입되는 빛을 굴절, 반사해 공간에 활력을 주고, 야간에는 내부의 조명을 바깥으로 내뿜으며 사각형의 건물들이 줄지어진 대로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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